최근 우아한테크코스와 취준을 병행하느라 글을 적지 못하고 있던 중에 좋은 소식이 찾아와서 오랜만에 글을 적어보려 한다.
평소 토스 문화를 살펴보면서 개발자로서 첫 커리어를 시작한다면 '토스'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해왔는데, 그게 실현되었다는 기쁜 소식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회고로 남겨 종종 되돌아보고자 글을 적는다.
물론 이후에 지원하는 이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소소한 팁도 적어두었다.
올해 8월 2024 토스뱅크 테크 직군 대규모 채용이 열렸다.
평소 개발자로서 생각해왔던 금융권 기업의 이미지는 '보수적인 곳', '개발 안 하는 곳', '커리어의 무덤' 이었다.
물론 '정년은 보장되는 곳'이라는 타이틀도 있었지만 별로 가고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가치를 찾고 개발을 통해 서비스로 실체화시키는 그 모든 과정이 너무나도 보람차고 즐거워서 개발을 해온 나는
차라리 도전적인 업무를 수행해볼 수 있는 스타트업에 더 마음이 갔다.
그럼 어쩌다가 토스라는 회사에 눈이 가게 되었는가
토스라는 회사의 문화는 내 인생의 경험에 걸쳐보았을 때 너무나도 와닿는 문화가 많은 회사였기 때문에 꼭 가고싶은 회사였다.
토스는 내가 생각하던 금융권과는 전혀 다른 회사였다.
꼭 금융권이 아니고 모든 IT 회사와 비교해보아도 이런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회사는 극히 드물었고, 인생 처음으로 가고싶은 회사가 토스가 되었다.
본인은 고등학생 시절 학생회장 업무를 수행하며 하향식 업무 구조와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업무라는 것에 대한 큰 회의감을 느껴본 적이 있다. 특히 공약을 통해 전하려던 가치를 대부분의 학생들은 원했지만 학교 측에서는 제대로된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지속적으로 기각을 시켜버린 경험 등 여기에 적어내기엔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
겁을 먹고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해보려고 나서지 않으면 결국 도태된다고 생각한다. 변화를 만들려면 실패하던 성공하던 계속 움직여야한다. 다만 학교는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보수적인 환경에 많이 실망했고 어느 순간부터 빨리 학교에서 졸업하고 싶었다. 더는 그곳에 있기 싫었다.
이러한 인생의 경험이 있다보니, 직급에 상관없이 전직원이 하나의 공동 목표를 추구하며 그 안에서 도전적인 시도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가지며 끝없는 시도를 통해 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는 토스라는 회사는 나에겐 너무나도 의미있는 기업이었다.
지인과의 대화를 통해 우연히 토스의 문화를 알게 되었을 땐 너무나 충격적이었는데, 토스라는 기업에 관심있는 사람은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토스 핵심 가치 아티클]
토스 계열사 중 토스뱅크에 가장 매력을 느낀 이유
사실 토스의 문화 아래에 있는 모든 계열사는 어디든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그중에 토스뱅크에 가장 매력을 느낀 이유는 경험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토스뱅크의 '키워봐요 적금'을 통해 즐거움과 기대감을 느끼며 돈을 모았던 경험이 있다.
'키워봐요 적금'은 어릴 적 즐겨하던 게임 '동물농장'을 벤치마킹해서 만든 것 같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적금을 계속 할 수록 동물이 성장하고 적금과 함께 최종 성장체까지 키워내는 그런 적금 상품이었다.
평소 돈 모으는 것에 재미를 느낀 적이 없었지만, 처음으로 돈 모으는 것이 재미있고 기대된다고 느꼈다.
때문에 나 또한 토스에 들어간다면, 여러 계열사 중 토스뱅크에 들어가서 사람들이 즐겁게 돈을 모을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며 사람들에게 '돈 모으는 즐거움' 이라는 가치를 제공하고 싶었다.
채용 과정
[서류 전형] - [기술 면접] - [문화적합성 면접]
토스뱅크에 입사하기 위한 과정은 총 3가지 단계로 진행되었다.
보안서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간단히 밖에 말 못하겠지만, 그래도 경험과 느낀점이라도 적어보려고 한다.
[서류 지원 과정]
서류는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를 제출했다.
토스 개발직군은 보통 자기소개서나 정해진 이력서 형식이 없는 자율 양식 지원으로 알고 있는데 이 점이 너무 좋았다.
굉장히 바쁜 우아한테크코스를 진행하면서 서류를 작성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평소에 작성해온 이력서와 포트폴리오가 있었기 때문에 지원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이력서에 쓸만한 경험이 없다면, 평소에 일을 똑바로 하고 있는 것인지 되돌아보라" 라는 말이 있는데, 난 이 말을 꽤나 좋아했다.
내가 제대로 된 경험을 하고 있는지 판가름할 수 있는 기준을 잡아준 말이다.
때문에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할 때마다 이력서를 업데이트했다. 거의 1개월에 1번씩은 이력서를 고쳤던 것 같다.
먼저 현직자로 일하고 있는 지인들에게 연락을 돌려서 이력서의 경험과 가독성 검토를 부탁했고 지속적으로 개선시켜나갔다.
때문에 이번 채용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도와주신 분들 너무 감사합니다)
만약 평소에 "이력서 만들어야하는데,," 라고 생각만 하면서 시도를 미루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이 글을 닫고 이력서부터 만들어보길 바란다.
운과 기회는 언제 찾아올 지 모른다. 그리고 항상 준비가 되어있는 자에게 찾아간다.
[기술 면접 과정]
평소의 경험을 잘 녹여낸 덕분인지 서류 전형에서 좋은 결과를 얻게 되었다.
그렇게 기술 면접 준비 과정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자세한 건 기록할 수 없지만, 토스의 기술 면접은 의미없는 CS 같은 것들에 대해 물어보지 않고, 해왔던 일들에 대해서 넓고 깊게 학습해야 한다고 정도 말해주고 싶다.
의미없는 CS라고 함은 "객체지향의 의미를 설명해주세요", "OSI 7계층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와 같이 내가 제출한 이력과는 어떠한 연관성도 없이 CS에 대한 내용들로만 구성된 질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토스는 해왔던 것 바탕으로 깊게 파고드는 느낌이 컸고, 그 과정에서 관련이 있는 CS 질문만 나오는 것 같았다.
평소에 항상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개발해 온 사람이라면 이 면접의 준비 과정부터 면접 당일까지 너무 즐겁게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본인은 면접일이 서류전형 합격 발표날로부터 거의 한 달 뒤로 잡혀서 이 과정이 너무 길고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하지만 학습하고 생각했던 것을 되돌아보며 더욱 크게 성장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 더 컸다.
나는 면접 일주일 쯤 전부터 긴장도 됐지만 사실 기대감이 더 컸다.
토스의 기술 면접에 대한 내용들을 찾아보면서 훨씬 개발 선배이신 면접관분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인사이트를 얻고 함께 고민해보는 즐거운 시간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실제로도 그랬고, 면접이 끝난 뒤에는 너무 즐겁게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기술 면접 팁
1. 모의면접
아무리 기술적 고민을 많이 하는 사람이더라도, 그걸 생각만 하는 것과 말로 표현하는 것은 천지차이다.
때문에 나는 모의면접을 수차례 진행했다.
함께 지원한 우테코 사람들과도 진행하고, 근처에 있는 현직자분들과도 여러 번 모의면접을 진행했다.
덕분에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많이 자리 잡혀서, 면접 당일날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전부 말로 표현하고 왔다.
2. 기록
항상 고민하고 개발했던 내용들을 기록해놨기 때문에 과거에 기술적 선택을 했을 때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선택했는지 빠르게 복기할 수 있었다. 인간의 기억력은 유한하기 때문에 항상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놓으면 좋은 것 같다.
[문화적합성 면접]
문화적합성 면접은 토스의 문화와 지원자의 문화적 지향점이 매칭되는지 검증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토스에서 만들어가는 문화에 대해 큰 가치를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면접 과정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던 것 같다.
문화적합성 면접은 기술 면접 합격 발표 이후 7일 정도의 텀이 주어졌다.
처음엔 너무 길다고 생각했는데, 준비하다보니 딱 적합한 시간이었다고 느꼈다.
평소에 기술에 대해서는 생각하지만, 자기 자신의 사고에 대해서 돌아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또한 매일 회고를 통해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 것이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기술 면접보다 더 생각해볼 내용이 많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면접 자체는 기술 면접때보다 더 즐거웠다고 느꼈는데, 기술 면접은 생각보다 조금 더 무거운 분위기였던 반면
문화적합성 면접은 면접관님과 웃으면서 너무 즐겁게 대화하고 왔기 때문이다.
개발자로서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고, 어떤 문화를 추구하며, 협업에 있어서 어떤 성향을 가졌는 지 등을 주로 나눴던 것 같다.
기술적인 얘기도 하긴 했지만, 주는 아니었다. (근데 진짜 이것도 너무 즐거웠다...)
면접을 보고 나오는 길에는 그냥 행복했다. 너무 즐겁고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문화적합성 면접 팁
준비를 어떻게 했는가에 대해서 말해보고 싶은데, 크게 말할 내용이 없는 것 같다.
1. 멍 때리면서 개발인생 돌아보기
그냥 매일 4~5시간 정도 멍때린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멍을 때린 건 아니고 그냥 인생을 계속 돌아봤다.
생각 깊은 곳까지 들어왔다 나가기를 계속 반복했다.
"난 어떤 삶을 살았지?", "내가 개발자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뭐지", "난 언제부터 컴퓨터를 좋아했지?", "개발은 왜 시작했지?" 등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던졌다.
기억을 돌아볼수록 정말 깊은 사고까지 들어갈 수 있었고 바쁘게 살아가며 잊고 지내던 일들도 많이 떠올랐다.
즐거운 기억, 아쉬운 기억, 슬픈 기억 모두 떠오르면서 신기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2. 러버덕 디버깅
그리고 이 또한 모의면접을 해보니 좋았다. 사실 각잡고 하는 건 아닌 것 같고, 러버덕 디버깅이었던 것 같다.
대화할 사람을 앉혀두고 서로 자신의 개발자로서의 인생에 대해서 설명하는 시간을 갖는 걸 추천한다.
위에서 말했듯이 말로 설명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최종 합격
정신없이 달려온 이 채용과정의 끝은 '합격' 이었다. 많이 가고싶었던 회사인 만큼 감격이 굉장히 컸다.
채용 과정이 길어서 지치는 순간들도 있었으나, 오히려 길게 주어진 시간이 기회라고 여기며 최선을 다했다.
채용 과정에 깊게 몰입했고 매 순간을 감사하고 즐기기 위해 노력했다.
올해 초 우아한테크코스와 한 스타트업에 동시 합격했을 때, 성장하는 방법을 깨달은 이후에 현업으로 나가고자 우아한테크코스를 선택했었다.
그렇게 선택한 우아한테크코스 안에서 너무나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배울 점이 다양한 여러 크루원들과 1년을 보내며 그들에게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배웠으며
더욱 오랜시간 개발자로서의 길을 걸어온 여러 코치님들과 대화를 주고 받으며 개발자로서 어떻게 성장해나갈 수 있을 지 생각해나갈 수 있었다.
너무나 얻은 것이 많은 1년이었고, 그 경험과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토스뱅크에서 걸어갈 길 위에서도 많은 것들을 바라고 느끼며 살아가길 소망한다.
지금까지의 인생을 돌아보며
이 감격스런 순간이 있기까지 어떤 인생을 걸어왔는지 돌아보고자 한다.
되돌아보면 20대 초반에는 굉장히 막막했던 것 같다.
지원했던 모든 4년제 대학에 떨어지고 전문대로 가게 되었을 때, 전문대라는 특성에 의해서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들이 인서울 4년제 대학과는 많이 다름을 알게 되었을 때 참 막막했던 것 같다.
또 백엔드로 방향을 잡기 전 안드로이드, iOS, 프론트엔드 등 여러 분야를 먼저 접해보면서 재미를 전혀 느끼지 못했었고 이때 개발을 접으려고 했던 기억도 있다.
하지만 매번 포기하지 않았고 매번 나만의 방향을 찾기 위해 발버둥쳤고 항상 고민했다.
항상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 그 끝에는 결국 의미있는 결과가 돌아올거라 믿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항상 당장의 상황에 좌절하지 않고 계속 나아가야함' 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과정의 모든 순간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항상 어렵고 힘든 순간에 주위에서 힘이 되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특히 개발을 접으려고 했을 때 백엔드로의 전향에 가장 많은 도움을 주었던 친형.
그리고 항상 즐거움과 도움이 되어준 SOPT 사람들, 우테코 사람들에게 너무 감사하다.
때문에 입사 전까지는 도움을 받은 주변 사람들의 이력서나 면접을 소소하게 도우면서 개인적으로 미뤄뒀던 학습을 하며 여유있게 지내려고 한다.
또 입사 이후에는 일에 몰입할 계획이라 휴식 계획은 생각해두지 않아서, 지금 시점에 여행도 많이 가려고 한다.
이 글을 얼마나 볼 지는 모르겠으나, 항상 현재 상황에 좌절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기를 바란다.
실패를 하더라도 그 안에서 배우는 점들만 있다면 그 실패의 경험들이 언젠가 성공으로 이끌어줄 거라 전하며 글을 마친다.